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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와 함께 교육의 현장에 있으면서
친구들과의 다툼과 갈등 속에서
마음을 다 잡을 때 훈육의 일환으로
또는 주어진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반성의 의미로
자연스럽게 주요 명언과 글귀로 필사를 권하게 되는데요.
단순히 예쁜 손글씨를 위한 필사가 아니라
복잡했던 생각도 정리되고
한 문장을 쓰는 동안 그 의미를 더 오래 곱씹게 되더라구요.

이번 필사책을 통하여 저도 아이와 함께 써나가며
단순히 시와 좋은 글귀를 따라 쓰는 형식이 아니라
한 줄 한 줄 글자와 글자 사이의 여백까지
충분히 느끼며 마음을 잡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.

<별헤는 밤의 필사>는 엄마와 딸의 필사책으로
엄마 아빠의 교과서에서 보았던 서정적인 글
제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추억의 글들로
되살아난 말의 풍경이 되는 책이에요.
지금까지 많은 교육과정 개정 가운데에서도
반복적으로 실렸던 작품을 중심으로 선정한만큼
가치가 있는 책인것 같아요.



윤동주의 별 헤는 밤 이라는 시 뿐 아니라
귀에 익은 작품들로 가득 채워진 만큼
책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처럼 느껴질 만큼
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서정적인 책이에요.
엄마와 딸이 이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인
세월이 흐르면서 늙어가는 것이 아닌
삶의 길잡이이자 조력자로서
작은 글귀로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
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어요.

필사하면서 저에게 가장 큰 변화는
한 글자씩 써 내려가면서
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바쁜 현대 시대에서
뇌까지 이어지는 복잡함이 과부하로 지치지 않고,
하루 5분이라도 다른 모드로 전환되는 느낌이었어요.
억지로 명상 앱을 켜는 것보다
훨씬 더 자연스러운 힐링의 순간이었답니다.
아이와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후 찾아오는
나즈막한 순간 테이블에 앉아보니
처음에는 글씨가 단정하지 않고
바쁘게 흘려졌었는데요.

신기하게도 글씨만 단정해진 게 아니라
마음도 조금 가라앉는 느낌이었어요.
학창시절에는 저도 문학소녀가 꿈이었는데,
시를 읽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
편지 쓰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
어른이 된 지금 다시 만나는 기분도 꽤 특별했어요.

용비어천가의 고전 문구에는
삶의 지혜와 가르침이 많아 참 좋아해서
특별전시 관람을 위해
아이와 함께 한글박물관에 직접 찾아 가기도 했는데요.

내 손으로 하나하나 따라 써보니
흐르는 역사의 시간 속에서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어요.
별을 세던 시인이 남긴 문장들을
내 손으로 하나하나 따라 쓰는 밤이 되었답니다.
아쉬운 점은 고어문의 번역 해석을 함께 담았다면
처음 접하는 분들도 그 글귀의 뜻을 이해하며
써 내려갈 수 있었을텐데... 라는 아쉬움이 남았어요.

손글씨 필사의 입문서로서
윤동주 등 시집의 다른 버전으로도
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생각해요.
필사를 처음 시작해보고 싶은 분
요즘 마음이 복잡하고 차분하게
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드립니다.
시인이 남긴 문장들을 내 손으로 하나씩 따라 쓰는 밤.
생각보다 꽤 괜찮은 시간이랍니다.
한번 해보세요.
분명 달라지는 게 있을 거예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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